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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리필 돼지갈비 왜 늘었을까? 식당 말고 ‘정육점’부터 봐야 한다

무한리필 돼지갈비집이 급증한 배경을 유통망 변화와 식자재 기획상품 구조 중심으로 해설한 외식업 인사이트 보고서

무한리필 돼지갈비 왜 늘었을까? 식당 말고 ‘정육점’부터 봐야 한다

무한리필 돼지갈비집이 최근 1~2년 사이 눈에 띄게 늘었다.
단순히 유행으로 보기엔 이상할 만큼 지역마다 생기고,
프랜차이즈도 아닌데 같은 콘셉트가 반복된다.

이건 소비자보다 공급자가 먼저 움직인 신호다.
한마디로, 돼지고기 유통 구조가 달라졌다.

바뀐 건 식당이 아니라 정육시장과 공급자라는 얘기다.


갑자기 왜 이렇게 많아졌을까

“무한리필”이란 모델은 오래된 콘셉트지만,
돼지갈비로 집중된 건 최근 2~3년 현상이다.

소고기, 삼겹살처럼 마진이 민감한 품목은 아직 제한적인 반면,
돼지갈비만 유독 빠르게 확산 중이다.

서울 강북권부터 수도권 외곽, 지방 소도시까지
“무한리필 돼지갈비” 간판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이건 소비자 입맛 때문이 아니라
“공급 쪽에서 팔기 쉬워졌기 때문”이다.


핵심은 “냉장보다 냉동”

이 무한리필 트렌드의 핵심은
냉동 정육 유통의 확산이다.

예전엔 냉장육을 짧게 유통하는 게 주류였다.
그래서 신선도에 민감한 소비자 대상의 고급 식당 위주였고,
마진도 낮고 회전도 빨라야 했다.

하지만 냉동 정육 기술과 수입 경로가 안정되면서,
창고형 물류+저가형 공급이 가능해졌다.
특히 갈비 부위는 냉동 유통이 맛 차이를 덜 타기 때문에
“싸고 오래 팔 수 있는 고기”로 각광받는다.


정육 유통망 구조가 바뀌었다

2020년대 들어 정육창고 유통 플랫폼이 급속히 늘었다.

과거엔 소매정육점이 식당에 납품했지만,
이젠 창고형 정육 물류센터가 온라인 기반 B2B 유통을 장악하고 있다.

창고 한 곳이 수도권 수백 개 식당에 공급하는 구조다.
“브랜드 없는 갈비 팩”을 기획으로 싸게 공급하고,
가게들은 이를 무한리필 콘셉트로 꾸며 판매한다.

쉽게 말해, 무한리필 돼지갈비는 식당이 아니라 물류회사 작품인 셈이다.


공급자-식당 간 ‘기획상품’의 등장

무한리필 식당 사장들이 단독으로 창업하는 게 아니다.
정육 도매업체들이 ‘기획세트’를 만들어 영업을 돌린다.

예: 1kg 단가 4,000원 수준, 양념소스 제공, 초도 물량 할인
게다가 조리법도 단순해 직원 교육도 쉬운 편이다.

이 구조에선 사장은 공간만 제공하면 된다.
마진은 적어도 회전율이 높고,
비용 대비 안정적인 모델이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 ‘득템’이 된 이유

한 끼 15,000~17,000원에 배 터지게 고기를 먹을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소고기 포기하고 갈비로 가자”는 선택이 쉬워진다.

특히 가성비 추구층(20대 후반~40대 초반) 사이에서
삼겹살보다 “갈비 무한”이 더 끌리는 이유다.

술보단 밥 중심 외식, 데이트보단 친구 모임,
이런 수요에 찰떡이다.

게다가 갈비는 양념 덕에 조리차가 작고 만족감은 높다.


무한리필 돼지갈비의 진짜 마진 구조

무한리필이라 해도 실제 소비는 제한적이다.
대부분 400~600g 정도 먹고 끝난다.

정육 단가 1kg 4,000원 기준,
고기 원가가 1인당 2,400원 내외다.

여기에 밥·반찬·인건비 포함해도
총 원가는 6,000~7,000원선.
15,000원 받고 팔면 두 배 이상 마진이 남는다.

회전율 높은 구조,
큰 평수 없어도 운영 가능한 모델,
이게 지금 전국에 퍼지는 이유다.


결국 우리가 주목해야 할 건 수치보다 흐름입니다.
이 시장이 말하는 속도를 따라갈 준비는 되어 있는가.